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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17> CGV 라이브톡 후기

bYoung 2020. 2. 20. 14:43

안녕하세요! 영화 리뷰 포스팅으로 돌아왔습니다 ㅎㅎ

최근 시상식 시즌이라 볼 만한 영화가 참 많았는데요, 저는 2월 한 달 동안 영화관에서 <버즈 오브 프레이>, <조조 래빗>, <작은 아씨들>, 그리고 <1917>까지 총 4편을 관람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영화는 <1917>이었습니다. 오스카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작품상 자리를 놓고 대결한 것이 납득될 만큼 정말 잘 만든 작품이었네요.

 

<1917> 포스터

저는 영화 <1917>을 CGV 라이브톡을 통해 관람했습니다.

라이브톡은 영화 상영 후 100분 정도 평론가의 토크를 라이브 영상으로 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일반 관객으로서는 알기 힘든 촬영 기법이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의 플롯과 장치에 대한 해설을 들으면서, 제가 놓쳤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CGV 라이브톡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중요 포인트는 아래 두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롱테이크 연출

2. 전쟁 속 다양한 인간상 + 이를 보여주기 위한 배우 캐스팅

 

줄거리는 사실 상당히 단순합니다. 타 연대에 가서 전투를 중지시키라는 명령을 받은 두 일병이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으로, 플롯 자체는 상당히 단편적이어서 '여기서 어떤 주제를 이끌어 낼 수 있지?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인물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크와 롱테이크 연출 기법을 통해 지루할 수 있는 측면을 극복해냈습니다.

제가 최근에 봤던 영화 <버드맨>과 비슷한 연출이었는데요, 두 작품 모두 길을 따라 인물과 함께 이동하는(주로 좁은 통로에서) 카메라 워크 방식을 사용했고, 편집점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테이크(플러스 훼이크)를 통해 영화를 찍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17>

 

<버드맨>

이러한 연출 방식의 장점은 영화를 보는 우리가 그 상황에 실제로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게임 같은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주인공들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참혹한 전쟁의 현장을 볼 수 있습니다. 죽어있는 사람들, 동물들을 보게 되고 심지어는 임무 수행을 위해 함께 떠난 동료 블레이크가 죽는 모습을 스코필드의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연출은 자극적이거나 과장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담담하고 서늘하게 표현되어 있어 더욱 슬프고 참담합니다.

덧붙이자면, 영화는 크게 봤을 때 총 2 테이크로 이루어집니다.

처음부터 총을 맞고 쓰러지기 전과 그 후가 바로 그 두 개인데요, 첫 테이크에서는 인물과 관객의 시간이 함께 흘러갑니다. 그리고 쓰러진 후에 영화상에서 대략 8~10시간이 지나고, 새벽이 되었을 때 두 번째 테이크가 이어집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이런 화면의 전환에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았는데, 평론가님의 해설을 들으면서 생각해 보니 강에 빠진 뒤 모든 것을 포기할 뻔 했던 스코필드가 다시 희망을 가지고 임무를 마치러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에 '새벽'이라는 시간이 적절했기 때문에 이런 테이크를 사용한 것 같았습니다.

 

이제 두 번째 포인트인, 전쟁 속 다양한 인간상 + 이를 보여주기 위한 배우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영화 캐스팅은 상당히 화려합니다. 콜린 퍼스(영화 볼 때는 몰랐네요 ㅋㅋㅋ), 앤드류 스캇(영드 셜록의 모리아티로 유명하죠),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영국의 유명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합니다.

반면 주연 둘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젊은 배우들입니다. 이러한 캐스팅은 관객이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합니다. 누가 죽고, 누가 남아서 임무를 수행하는지 캐스팅만 봤을 때 전혀 알 수 없습니다. 나아가 이 영화는 전쟁을 겪는 평범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룬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비교적 덜 알려진 배우들을 주연으로 썼던 것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이 배우들은 각기 다른 인간상을 연기합니다. 요일을 모를 정도로 오랫동안 전쟁터에 있으면서 환멸을 느끼는 간부, 마찬가지로 전쟁에 환멸을 느끼지만, 그래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더욱더 싸우려고 하는 대위(대위 맞나요..?), 동생을 잃은 형, 그리고 두 주인공인 유머있고 밝은 성격의 병사와 전쟁을 끔찍하게 싫어하기 때문에 훈장도 원하지 않고, 집에도 가려 하지 않는 (집에 가면 다시 전쟁터로 돌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또 다른 병사.

인물들의 과거를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우리는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고 전쟁터에 와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스코필드라는 인물은 더욱 흥미를 불러일으킵니다. 지도를 잘 본다는 장점이 있으며, 가려는 부대에 형이 있어서 착출되었던 블레이크와 달리, 스코필드는 어떤 이유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게 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는 처음에 이 일을 하기 싫어했고, 죽을 뻔한 고비도 여러 번 넘겼으며, 블레이크가 죽는 모습까지 지켜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점점 변화합니다. 강에서 빠졌을 때, 체리 꽃을 보며 블레이크가 해 준 이야기를 떠올린 그는 안간힘을 써서 살아나고 다시 희망을 찾습니다. 그리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끝까지 헌신합니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할 법 한데도, 폭탄이 터지는 잔디밭을 달려 명령을 전달하고, 설득합니다. 또한 블레이크의 형을 만나고, 마지막으로 (아마 오랫동안 꺼내 보지 않았을) 가족 사진을 보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이렇게 주인공이 사건을 겪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영화의 큰 재미였으며, 희망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네. 전체적으로 연출 기법부터 배우의 연기까지 정말 만족럽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라이브톡으로 관람했던 것도 정말 신의 한 수 였던 것 같네요 ㅋㅋ

볼 만한 영화가 쏟아져 나오는 지금이지만, <1917>도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별점 :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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